필름 인덱스
책을 읽을 때 필름 인덱스*를 붙이고 줄을 긋는다. 다음에 책을 읽을 때, 편히 읽어 보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짧은 글을 쓰기 위한 요긴한 영감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책은 고슴도치처럼 다닥다닥 인덱스가 붙어 있고, 어떤 책을 하나 두 개 정도로 깔끔하기도 하다. 많이 있다고 좋은 책은 아니고, 적다고 나쁜 책은 아니다. 다만, 그 순간 내가 겪고 있는 환경과 기분의 주파수가 맞게 되면, 많이 붙는 경향이 있다. 가끔 다시 읽을 때, 왜 붙였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하니 말이다. 어찌 되었건, 이 책은 아래의 사진 처럼 고슴도치가 되어있었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을 귀하니까요>는 밀라논나의 생각의 단상을 묶어놓았다. 책은 이탈리아로 간 결기, 아이가 보고싶어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이 생생히 전달된다. 그녀가 현재 이룬 것 때문일까? 이야기에는 힘이 있다. 무게가 묵직 하기도, 따스한 손길이 나를 감싸 기도하는 힘.
힘든 일이 있을 때, 총총 그녀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지면, 따뜻한 차를 오래된 나무 탁자에 놓으며 새하얀 옷을 입으신 밀라논나가 나를 맞이할 것 같다. 고민이 있는 분들은 밀라논나, 장명숙의 아미치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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