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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문고 북 큐레이션

[Book Review] #108. 로마인 이야기 7: 악명높은 황제들 (시오노 나나미 지음·김석희 옮김, 한길사)

by 커피문고 큐레이터 2022. 8. 17.

로마인 이야기 7: 악명높은 황제들(시오노 나나미 지음)
로마인 이야기 7: 악명높은 황제들_시오노 나나미

연민

로마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에 남는 인물들이 생긴다. 카리스마적인 카이사르, 정치의 귀재인 아우구스투스, 홀로 우뚝 선 산처럼 카르타고를 지켜낸 한니발처럼 말이다. 그중에는 연민의 마음이 생기는 이들도 있다. 바로 티베리우스와 클라디우스 황제다. 앞서 언급한 3명의 리더에 비해 유명세가 적은 이들이나, 읽다 보면 마음이 쓰인다.

 

티베리우스 황제는 아우구스투스라는 거대한 인물을 뒤이어 황제가 되었다. 그 삶은 '고독'으로 압축된다. 로마를 유지하겠다는 책임감과 사람을 싫어하는 사심이 사투를 벌이는 있는 일생이었다. 그는 통치 중 후반에는 급기야 '빌라 요비스'라는 곳을 건설하고 사람을 만나지 않고 로마를 빈틈없이 운영했다. 이런 운영은 책임감과 사심을 절충한 최선이었다 생각한 듯하다. 이런 운영은 여론과 기록이라는 무기를 가진 원로원과 지식인에 의해 악명으로 기록되어 갈기갈기 찢겨 나갔다. 

 

다음은 클라디우스 황제. 병약한 몸과 미약한 황제 핏줄이 황실에서 그의 존재감을 희미하게 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만의 분야를 구축해 나갔다. 바로 '역사'. 그렇게 50세까지 역사가, 연구가로 살던 그가 일약 황제가 된 것이다. 클라디우스 황제는 말 그대로 고군분투한다. 로마를 위해서 자신을 갈아 넣게 된다. 책으로 본 세계와 현실의 세계의 간극을 좁혀가며 로마를 다스려 나갔다. 그 와중에 자신의 집안도 가족도 무너져 내리고 있음을 모를 정도로 그는 온몸을 로마에게 헌신했다. 그렇게 마지막에는 자신이 좋아하던 버섯요리에 의해 암살된다. 큰 야망을 가진 아내에 의해서 말이다. 

 

이들을 보자니 마음에 연민이 자연스레 흐른다. 로마를 위해 자신의 사심을 접어두고, 갑작스레 다가온 일에도 성심성의껏 했으나, 인정을 받지 못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그들.

 

악명이 높다고 그저 그대로 보지 말자. 그들의 삶 속에 숨겨진 그들의 분투와 노력이 있을 수 있다. 내가 하고 있는 분투와 노력을 몰라주는 경험이 그들에게 더 마음을 가게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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