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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문고 북 큐레이션

[Book Review] #119. 망원동 브라더스 (김호연 지음, 나무 옆 의자)

by 커피문고 큐레이터 2022. 9. 8.

지지리 궁상

'지지리 궁상'이라는 말이 있다. 지지리와 궁상이 합쳐진 말로 '지지리'는 "아주 몹시 또는 지긋지긋하게"라는 말이고, 궁상은 "어렵고 궁한 상태"를 이른다. 그 말은 지긋지긋하게 어려운 상태를 이르는 것이지, 무시받을 사람을 지칭하는 건 아니다. 누구나 어려울 때가 있고, 그때를 넘기면 극적인 성장을 이루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지리 궁상이라는 단어 뭉치를 자세히 살펴보니 지지리 궁상인 사람은 곧 성장을 맞이하는 사람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지지리 궁상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이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저 자신의 힘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지지리 궁상이 될 수 있고, 기러기 아빠로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하는 지지리 궁상일 수도 있으며, 잘 나갈 때의 버릇으로 우쭐거리다 황혼이혼을 겪는 어떤 이 일 수도 있다. 그리고 작가로 열심히 쓰고 그리지만, 대표작 하나 없는 백수와 진배없는 사람도 지지리 궁상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 

 

<망원동 브라더스>는 바로 지지리 궁상들의 집합체이다. 그들은 지지리 궁상에 머물지 않고 살려고 꿈틀거린다. 최선을 다해. 그 꿈틀거림의 시작은 망원동의 옥탑방. 장소 마져 지지리 궁상의 최상의 장소이다. 하나의 꿈틀거림이 다른이의 꿈틀거림으로 전달되고, 그들의 꿈틀거림이 모여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지리 궁상이라는 가장 낮은 시기에서 그들은 반등을 꿈꾸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 꿈틀거림을 계속 보게 되는 건 바로 내 모습이 거기서 보이기 때문이리라. 

 

혼자만의 꿈틀거림이 아니라 4명의 꿈틀거림 속에는 우리의 모습이 여지없이 보인다. 지금 자신이 지지리 궁상이라고 생각되시는 분에게 책을 권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 반복해 말하고 싶다. 지지리 궁상은 지금의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다. 그대는 곧 지지리 궁상에서 벗어나 극적인 반전을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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