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있다. 모든 일에 관심을 가지며 이리저리 참견하고 다닌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금방 잊는 특징이 있다. 다른 참견을 위한 여행에 가벼운 머리로 가야 하기에, 기억을 버리고 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파편화된 개인만 있는 요즘에는 간헐적 오지라퍼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하는 오지랖이 필요한 시절이다. 다만 가끔씩.
<수상한 중고상점>은 타인에게 관심을 가게하는 이야기다. 자신이 유능한 탐정이라 오해하는 오지라퍼, 뒤에서 조용히 수습해가는 직원의 사계절 이야기. 부서진 청동상, 상처 입은 신목, 갑작스럽게 처분되는 가재도구, 부서진 주지스님의 저금통. 중고 상점을 오가는 물건에 붙은 이야기가 따스히 나오는 소설이다.
적당한 오지랖은 서로를 연결해주는 매개가 된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자신의 이야기도 혼자가 아닌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그 시작은 '관심'이다. 중고 상점으로 가보자, 그럼 관심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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