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금해제
나는 적당한 가면과 갑옷을 입고 다닌다. 가짜 웃음을 짓기도 하고, 타인의 날카로운 말을 막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가면은 숨쉬기를 버겁게 하고, 갑옷은 어깨를 짓누른다. 안전한 곳, 나만의 아지트에 오면 잠금해제. 가면을 벗고 갑옷을 내려놓는다. 나를 있는 그대로 맞이하는 곳. 미소로 반기는 아지트 주인. 아지트는 나를 무장해제되게 한다. 내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상처의 연대기처럼 최근 상처부터 아문 상처를 가진 몸을 보이며 편안해진다.
<친애하는 브라우니 씨>는 신비로운 영물에 관한 동화 같은 이야기다. 건물주이자 책방 주인인 브라우니 씨. 호랑이 형제, 뱀과 깃털 없는 닭까지. 마치 상처 입은 내 모습 한 조각씩 가진 그들이 나온다. 모든 이를 감싸안는 브라우니 씨에게 그들은 모두 잠금해제된 듯, 가면을 벗고 자신의 상처를 보여준다.
우리의 마음은 언제 잠금해제가 될까? 답답한 가면과 무거운 갑옷을 내려놓기를 원한다면, 밀어서 책의 잠금을 해제하자. 어느새 가벼워진 내 마음을 알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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