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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문고 북 큐레이션

[Book Review] #92.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유홍준 지음, 창비)

by 커피문고 큐레이터 2022. 7. 16.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_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_유홍준 지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_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_유홍준

생산자

서산 마애삼존불, 해미읍성 그리고 개심사를 가족과 함께 한번, 여자 친구와 함께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 가족과는 오랜만의 여행으로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곧 칙칙함으로 단숨에 바뀌었다. 바로 도로 사정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길바닥에서 시간 다 버린다"며 작지만 차 안에 모든 이가 들을 수 있게 읇조리시고, 어머니는 이런 아버지를 타박했다. 그렇게 30분간 칙칙함으로 차 안을 가득 채운채 가다 보니 꽉 막힌 도로는 어느 정도 뚫려 여행을 모시는(?) 나로선 한숨을 돌렸다.

 

첫 도착지는 서산의 마애존불. 힘든 짧은 산행을 마치고 도착한 그곳에는 가족끼리 흐르던 칙칙함을 단숨에 날려주는 미소가 있었다. 나는 잠깐 멍하니 바라보다 이리저리 보며, 저자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찾아보며 미소 짓고 감탄을 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동생에게 잠깐 설명을 한 뒤 내려갔다. 마애삼존불은 나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줬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는 서산, 구례, 경북 일대, 익산, 경주 그리고 백제가 있던 장소를 둘러본다. 이야기는 역시나 듬뿍 담겨있다. 거기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흐르는 은유를 읽어야 할 정도로 밀도가 높은 이야기다.

 

문화유산은 죽어있는 대상이 아니다. 문화유산은 체험하는 이에게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생산자이다. 현재 우리가 체험하여 그 이야기는 우리에게 다가와 한조각을 남긴다. 그렇게 우리의 문화유산은 살아 움직인다. 교감하자. 이야기를 만들어 가보자. 문화유산이 그대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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