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
<비트코인보다 여자 친구>은 진중함과 가벼움을 오가며 나를 당황하게 하는 글에 매료되어 이 책을 주문하고 기다렸다. 마침내 받아든 책은 참 일관성이 있었다. 제목도 없는 표지, 알 수 없는 그림과 쨍한 색감. 그리고 환경을 생각한 소재. 내용을 기대하며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 냈다.
<우리는 평생 배고프다>는 작가의 맛집 에세이다. 맛집이 등장하긴 한다. 나는 맛집보다는 작가의 글이 더 관심이 갔다. 노브랜드 버거로 시작한 이야기가 비평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녹차라테의 주문으로 출발한 이야기는 자동완성에 도착하며,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개시한 이야기는 남자 친구 효능감으로 종결된다. 일관되게 종잡을 수 없는 글에 가우뚱이 아닌 끄덕임으로 맺는다. 글에 힘과 진솔함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작가는 일관되게 글로 나를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는 듯하다. 글은 예상치 못한 곳에 나를 데려다 놓으니, 생경함을 즐기게 된다. 맛집에서 작가가 안내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글처럼 작가를 그 맛집에서 예상치 못하게 만나진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작가가 추천하는 맛집으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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