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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문고 북 큐레이션

[Book Review] #105.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유홍준 지음, 창비)

by 커피문고 큐레이터 2022. 8. 1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_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_유홍준 지음

제주

제주는 오랜 기간 대한민국이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 섬이다. 좁은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기 때문일까. 아니면 남쪽 섬이 주는 이국적인 분위기 때문일까. 힐링과 여행을 위해 우린 그곳에 간다. 요즘은 한 달 살기라는 방법으로 제주를 누리지만, 우린 그곳을 스쳐가는 여행지로 여긴다. 그래서 맛집과 휴양지, 자연경관에 사람이 유독 북적인다. 제주의 삶이 있는 곳은 이름은 낯설고 이야기는 모르기 일쑤다. 그곳도 사람이 오랫동안 살아왔는대도 말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은 제주 사람 이야기가 있다. 오랫동안 내 마음에 머무르고 있는 이야기는 '와흘 본향당 소지'이야기다. 장수한 나무가 주는 신비로움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곳에 답답한 마음에 소원을 빌었다. 소원이 이루어진 다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말하고, 누군가 조용히 듣고 있다는 믿음만으로도 충분했으리라.

 

제주에도 신비로운 나무역할을 하던 장소가 '와흘 본향당'이었던 모양이다. 다른 신목과 다른 점은 흰 종이-제주에서는 소지-가 잔뜩 걸려있다. 사연은 이렇다. 글은 모르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본향당 나무에 전하고 싶은 분이 계셨을 것이다. 은밀한 마음 이야기이니 글을 아는 이에게 부탁도 어려웠으리라. 그래서 소원을 비는 할머니는 흰 종이를 긴 시간 가슴에 품고 있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한 후 종이를 나무에 건다. 그럼 본향당 할머니가 보신다는 이야기다.

 

이야기를 읽고는 울컥했다. 여러해 전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났다. 가슴 언저리에서 올라온 무언가가 눈을 시리게 할 정도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음은 제주의 사람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마음. 

 

그저 휴양지, 여행지, 힐링의 장소가 아니라 사람 사는 곳.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이 고맙다. 이 책을 읽고 제주를 간다면, 새로운 제주가 나를 맞이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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