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의 로마 vs 영웅의 카르타고
포에니 전쟁의 시작부터 카르타고의 멸망까지를 기록한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은 <로마인 이야기 2: 한니발 전쟁>이다. 개방과 유연함으로 성장해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한 로마는 커다란 적과 일전을 하게 된다. 바로 카르타고. 지중해를 지배하고 대규모의 식량을 생산하는 강대국과의 전쟁은 모든 것을 건 일전이었으리라.
불세출의 카르타고의 영웅인 한니발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알프스를 코끼리와 군인을 데리고 넘어가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유린한다. 한니발은 10년간 로마를 짓밟고 다녔다. 로마의 장군들은 그와 만나면 여지없이 패배하거나 전사했다. 한니발은 보급도 없이 적진에서 모든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하지만 시스템의 로마는 끊임없이 장군들을 보내고, 군사를 모으며, 보급했다. 원로원과 로마 시민들은 한니발과 전투를 치르는 와중에, 카르타고 본국을 혼란케 한다. 자신의 고향 카르타고는 살려달라고 한니발을 부른다. 그렇게 시스템의 로마와 영웅 카르타고는 로마의 승리로 끝났다. 카르타고의 영웅은 사라지고, 카르타고는 폐허가 된다.
생각해보자. 10년간 자국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지속한 건 시스템 덕분이었으리라. 여기서 다시 개방과 유연함이 빛을 발한다. 능력을 가진 이는 어느 나라라도 기용하고, 기존의 로마 시민과 동등한 대우를 한다. 영웅 한 명은 강할 수 있으나 지속하기 어렵고, 범인들은 약할 수 있으나 시스템이 그들을 묶으면 강한 힘을 가지게 된다.
위기를 이겨내는 것은 시스템이다. 조직은 위기를 이겨내며 성장하기도, 위기에 무너져 쓰러져 없어지기도 한다. 조직에 있는 리더도, 팔로워도 로마의 시스템이 위기를 이겨내는 방법을 참고하길 바란다. 그 시스템이 로마를 1,200년간 지속했을 뿐만 아니라 강대한 제국을 형성했으니 말이다. 인간은 그때와 별다르게 바뀐 게 없다. 그러니 역사를 보자. 그곳에 위기를 돌파할 답의 실마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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