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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83

[Book Review] #76.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 지음, 김영사) 필름 인덱스 책을 읽을 때 필름 인덱스*를 붙이고 줄을 긋는다. 다음에 책을 읽을 때, 편히 읽어 보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짧은 글을 쓰기 위한 요긴한 영감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책은 고슴도치처럼 다닥다닥 인덱스가 붙어 있고, 어떤 책을 하나 두 개 정도로 깔끔하기도 하다. 많이 있다고 좋은 책은 아니고, 적다고 나쁜 책은 아니다. 다만, 그 순간 내가 겪고 있는 환경과 기분의 주파수가 맞게 되면, 많이 붙는 경향이 있다. 가끔 다시 읽을 때, 왜 붙였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하니 말이다. 어찌 되었건, 이 책은 아래의 사진 처럼 고슴도치가 되어있었다. 는 밀라논나의 생각의 단상을 묶어놓았다. 책은 이탈리아로 간 결기, 아이가 보고싶어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이 생생히 전달된다. 그녀가 현재 이.. 2022. 6. 21.
[Book Review] #75. 공간이 만든 공간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차이 결과에는 이유가 있다. 대체로라는 단서가 붙긴 하지만. 우리의 수준으로 알 수 없는 '기적' 같은 일들이 있으니 단서를 붙였지만, 대부분의 일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기술의 발전이 같은 휴대폰, 같은 TV, 같은 냉장고, 같은 차를 쓰긴 하지만, 유럽과 아시아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빵을 먹는 유럽, 쌀밥을 먹는 아시아, 개인을 중시하는 유럽, 집단을 중시하는 아시아, 돌로 짓는 공간이 많은 유럽, 나무로 짓는 공간이 많은 아시아. 이 차이에도 이유가 있을 터였다. 은 질문에 답을 전한다. 알파벳을 쓰는 유럽, 한자를 쓰는 아시아, 체스를 두는 유럽, 바둑을 두는 아시아. 당대의 최고의 기술과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공간의 구성의 차이까지. 스포일러는 하자면, 그 차이의 기원은 '강수량'이다. 고.. 2022. 6. 20.
[Book Review] #74. 공간의 미래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코로나 전 세계를 흔든 코로나는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진을 내며 우리의 삶을 흔들고 있다. 학교도, 종교시설도, 직장도, 상가도 코로나라는 지진 앞에 해체되고, 분리되었다. 하지만, 영화의 대사처럼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린 답을 찾아가고 있다. 는 코로나가 어지럽힌 우리의 공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말한다. 학교에서 사회 공동체 경험을 하던 아이들의 미래는 교육 큐레이션으로 대체되고, 더 이상 출근하지 않는 재택 근무자들은 거점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미래는 "자율 주행로봇 전용 지하 물류 터널". 그의 담대한 미래가 충만히 담긴 책이다. 코로나가 흔들어 놓은 우리의 삶을 이제는 재건할 차례다. 해제된 것을 다시 조립하고 분.. 2022. 6. 19.
[Book Review] #73. 돈의 역사는 되풀이 된다 (홍춘옥 지음, 포르체) 서핑 타원형의 보드를 들고 파도를 오길 기다렸다 신묘한 기술로 이리저리 오가는 스포츠가 서핑이다. 서핑은 파도의 흐름을 잘 타면 손쉽게 높이 올라가기도 하고, 잠깐의 실수로 보드에서 떨어져 파도에 쓸려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투자도 그러하다. 흐름을 잘 타 오르락 내리락하며 우리의 수익은 오간다. 는 서핑보드를 들고 투자 파도로 뛰어들어가는 모든 이에게 기본서가 될 책이다. 호황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오는 불황에서 우리가 할 일, 높은 파도가 오는 신호를 보는 방법, 그리고 저자가 보드에서 떨어진 경험 그리고 파도를 타고 높은 곳까지에 도달한 과거를 보여준다. 내가 탈 파도를 기다리며 할 일이 있다. 파도를 읽는 법, 바람을 느끼는 법, 물에 빠졌을 때 탈출하는 법. 우린 준비해야 한다. 흐름을 아는 서퍼가.. 2022. 6. 18.
[Book Review] #72. 사는 게 뭐라고 (사노 요코 지음·이지수 옮김, 마음산책) 감정 삶을 살아갈 때 하나의 감정 만으로 살진 않는다. 언젠가는 따뜻하게, 누군가에겐 차갑게. 때와 장소 그리고 대상에 따라 우린 다른 감정을 드러낸다. 하지만, 다양한 감정은 다른 이에게 모두 드러나지 않고, 하나의 감정이 나를 대표하곤 한다. '그 사람은 냉소적이야', '그 사람은 따뜻한 사람이야.'로 각인된다. 는 냉소적인 할머니의 다른 감정을 보여주는 에세이다. 저자의 대표 감정은 냉소이다. 때에 따라 따뜻하기도 사람에 따라 친절 해지만, 저자의 대표는 냉소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채로운 감정이 오간다. 그러한 오고 감이 글에 잡여 있다. 저자는 60년간 하지 못한 일에 도전한다. 자기 자신과 잘 지내려는 시도. 시도를 결심함 에도 대표 감정이 불쑥 나와 존재감을 드러낸다 해도 우리는 책을.. 2022. 6. 17.
[Book Review] #71.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대화 TV이건, Youtube 건 뛰어난 사람을 보게 되면 대화가 하고 싶어 진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러했다. 저자를 처음 본건 알쓸신잡 2(알아두면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였다. 첫인상은 별로였다. MIT, 하버드를 나온 저자에게 느낀 묘한 열등의식 때문이었으리라. 회가 거듭할수록 저자의 시선과 통찰에 감탄했다. 그래서 대화가 하고 싶어 졌고, 책을 찾던 차에 잡아 든 책이 바로 이것이다. 는 공간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책이다.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인 사무실, 거리, 종교시설, 공원에서부터 나라에 따라 공간을 이용하는 차이를 설명한다. 그가 닦은 논리의 길로 따라 가며, 대화를 하다 보면 도착한 그곳에는 "와~"라는 탄복이 절로 나온다. 내가 보던 그곳은 예전에 알던 그곳이 아니게 된다. 저자와의 대.. 2022. 6. 16.
[Book Review] #70. 친애하는 브라우니 씨 (이두리 지음, 몽글책방) 잠금해제 나는 적당한 가면과 갑옷을 입고 다닌다. 가짜 웃음을 짓기도 하고, 타인의 날카로운 말을 막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가면은 숨쉬기를 버겁게 하고, 갑옷은 어깨를 짓누른다. 안전한 곳, 나만의 아지트에 오면 잠금해제. 가면을 벗고 갑옷을 내려놓는다. 나를 있는 그대로 맞이하는 곳. 미소로 반기는 아지트 주인. 아지트는 나를 무장해제되게 한다. 내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상처의 연대기처럼 최근 상처부터 아문 상처를 가진 몸을 보이며 편안해진다. 는 신비로운 영물에 관한 동화 같은 이야기다. 건물주이자 책방 주인인 브라우니 씨. 호랑이 형제, 뱀과 깃털 없는 닭까지. 마치 상처 입은 내 모습 한 조각씩 가진 그들이 나온다. 모든 이를 감싸안는 브라우니 씨에게 그들은 모두 잠금해제된 듯, 가면을 .. 2022. 6. 15.
[Book Review] #69. 인생은 실전이다 (신영준·주언규 지음, 상상스퀘어) 실전 "월드컵, 경험하는 자리 아닌 증명하는 자리" -이영표- 하루하루가 실전이다. 그래서 때때로 연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연습 인생과 실전 인생이 있다면, 실전 인생에서 빠르고 편안 성공에 다다를 수 있지 않을 까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나를 증명하는 자리인 그라운드에 나서는 비장함으로 학교에서, 직장에서 내 삶에서 힘겨운 증명을 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는 대화다. 매번 거친 그라운드에서 살아온 역전의 용사와의 대화. 인생의 실전에서 통하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그리고 삶의 원리를 보여준다. '그들의 환경과 내 환경이 판이하게 다르니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라운드에서 위기에 처하고 큰 장애물을 만났을 때 현인이 건네는 해결 주머니로 느껴진 .. 2022. 6. 14.
[Book Review] #68.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델 지음·안기순 옮김·김선욱 감수, 와이즈베리) 의심 제목부터 무척 도발적인 이 책은 우연히 만났다. 요즘은 대부분 책을 온라인으로 구매하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오프라인 서점에 간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우연히 만난 책이 감명을 주기도 하고, 내가 평소에 관심이 없는 분야의 책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 보낸 도발에 나는 응하여 책을 펼치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 '살 수 없다고 하는 건 단지 얻는 가치과 구매하는 돈의 불균형으로 지불할 사람이 없을 뿐 아닐까?' 의심을 안은채 샀다. 은 시장과 도덕에 대한 사유를 담은 책이다. '자본'이 중심인 현대사회에 돈으로 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의 대답이 있다. 시장과 도덕이 충돌하는 지점에 돈으로 사기 어려운 것이 존재함을 알린다. 책을 읽고 있으면, .. 202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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