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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문고 북 큐레이션146

[Book Review] #83.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 (손웅정 지음, 수오서재) 조력자 조그마한 텃밭을 가꾼다. 작은데도 손이 참 많이 간다. 밭을 다 뒤집어 좋은 흙과 거름을 섞고, 시장에서 사 온 모종을 이리저리 심었다. 상추 몇 종류, 고추, 감자, 미나리까지. 그리고는 비가 오지 않는 요즘에는 매일 물을 조리개에 담아 땅을 담뿍 적셔낸다. 최근에는 성장이 더딘 같아 조바심을 내며 비료를 주고 무성한 잡초를 뽑아낸다. 상추는 풍성히 자라나는 게 보여 안심이 되고, 고추는 힘차게 자라니 못해 걱정이 된다. 감자는 흙 안에서 어떤지 궁금해하며, 수확의 시기를 기다릴 뿐이다. 작은 텃밭도 관리를 하고 신경을 써야 수확을 할 수 있다. 그런 신경씀이 고르다 생각했으나, 결과는 제각기 다르기도 하다. 하물며 사람은 어떤가? 전적인 조력자 없이는 성공은커녕 사람 구실 하기도 어렵다. 내가.. 2022. 6. 28.
[Book Review] #82.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 남도답사 일번지 (유홍준 지음, 창비) 여행 코로나19가 종식되어가니 억눌려있던 여행 욕구가 치솟는다. 가깝게는 동남아, 멀리로는 유럽과 북아메리카까지 어디든 비행기를 타고 떠나고 싶은 심정이다. 여행을 당장 떠날 순 없으니, 어딜 가볼까라는 생각으로 인터넷을 뒤져본다. '어우 아직 나라별로 코로나 상황이 다르구나..'라는 생각에 해외여행을 조금 미루기로 했다. 그래도 가야 하니, 국내라도 찾아보자 하며 컴퓨터에서 눈을 떼어 고개를 들어보니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가 바로 그 책이였다. 단순 여행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이야기로 안내하는 책이다. 저자는 강진, 해남, 경주, 설악산, 문경, 담양, 고창, 양양에 이야기가 걸린 문화유산으로 안내한다. 장소에 이야기를 더하니 무의미해 보이던 돌무더기가 감동이 되고, 의미 없어 보이던 길이 마음을.. 2022. 6. 27.
[Book Review] #81. 로마인 이야기1: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오노 나나미 지음·김석희 옮김, 한길사) 로마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말은 현재는 미약하지만 훗날 큰 성공을 이루리라는 다짐 또는 위로 정도로 쓰이곤 한다. 그럼 진짜 '로마'는 어떻게?라는 의문이 생긴다. 서로마 1,200년, 동로마 2,200년을 넘는 세월을 버텨낸 것일까? 거기다, 작은 나라가 아닌 유럽을 지배한 로마는 어떤 시스템이,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이 만들어 낸 것일까? 로마는 어떤 하루가 모여 이룩된 것일까?라는 의문들이 줄을 잇는다. 는 거대한 로마의 장구한 역사의 시작이다. 로물루스가 건국한 로마의 미약한 시작부터 500년 만에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위기에 로마는 변화했고, 사람과 국가를 막론하고 장점이 있으면 흡수해 나간다. 로마를 유지한 민회, 원로원, 평민 회의가 만들어지고 법.. 2022. 6. 26.
[Book Review] #80. 슬기로운 생활법률 (박일환 지음, 한국교육방송공사) 법 "OOO 명예훼손" 혐의 오늘 1심 선고" "OOO 대표 구속" "데이트 폭력 가해자 항소심서 가중처벌" 나에게 다가오는 법은 무섭고, 흉악범죄자에겐 나약해 보였다. 과태료라도 나오면 심장이 덜컹 내려 앉기도 하면서, 속으로는 억울했다. 하지만 '어쩌랴 하며' 얼른 치워버렸다. 반면, TV에 나오는 흉악범죄자에겐 인권을 보장하며 나약하게 군다. 그 또한 억울했다. 그러한 법은 싫었다. 그래서 무서울 땐 멀리하게 되고, 나약할 땐 외면했다. 법은 나타날때 마다, 나에게서 멀어질 뿐이었다. 은 대법관이 셨던 박일환 변호사의 법 이야기다. 법이 무서워 달아날 존재이면 안되고, 나약하다고 고갤 돌릴 존재도 않음을 말한다. 가까이 두고 나를 보호할 도구라 알려준다. 근로자인 나에게, 임차인인 나에게 권리가 있.. 2022. 6. 25.
[Book Review] #79. 다시 오나, 봄 (늘품·표선고 학생들 지음, 하모니북) 공감 감히 공감이라는 말을 꺼낼 수도 없는 자리가 있다. 아주 가까운 이의 죽음을 황망히 겪은 이들과의 만남이 바로 그러할 것이다. 그들이 받았을 충격과 현재까지 견뎌내는 모든 일에 감히 공감한다는 말은 너무나도 가볍게 느껴진다. 우리가 어찌 그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은 제주 4·3 사건을 알고 공부한 대학생 몇과 고등학생 몇이 써내려간 시와, 그림과 편지다. 그들은 몰랐던 사실을 알고 미약하게나마 그날의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또렷이 기억하길 다짐한다. 또 다른 그들이 생기지 않기 위해. 그 일을 다 공감한다는 말을 할 순 없으나 기억하겠노라 더 알리겠노라 다짐한다. 책에 참여한 모든 학생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고맙습니다. 여러분. 저도 잘 알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알아보겠습니다. 기억하겠.. 2022. 6. 24.
[Book Review] #78. 언어의 온도 (이기주 지음, 말글터) 필사 글을 잘 쓰고자 필사를 한다. 칼럼을 하기도 하고, 예전에 읽던 책 중에 좋은 문장을 하기도 한다. 필사를 컴퓨터로 하기도 하는데, 최근에는 손글로도 하고 있다. 문장과 글이 무척 마음에 드니 컴퓨터로 '투다닥'거리며 빨리 넘어가기보다 천천히 손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에 하고 있다. 어깨도 아프고, 성격이 급한 나에게는 수행의 과정처럼 힘들다. 그래도 단어가 날아와 꽂히고 문장이 눈을 시큰거리게 하니 글맛이 손으로 전해져 계속하고 있다. 가 바로 내가 손으로 필사하는 책이다. 글이 무척 좋은 것도 필사를 하는 이유이지만,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글을 읽다 눈물이 주르륵 났다. 하나의 글 때문이기보다는 감정을 계속 때렸기 때문인 듯했다. 잽을 계속 맞다가 어느새 쓰러져있던 나는 필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 2022. 6. 23.
[Book Review] #77. 요즘생각Ⅱ(개니·달곰·배망고·소일·우솜·유건·조정윤 지음, 단정한 새벽달) 질문 머리에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질문이 있다. 가끔 그 질문을 들어 유심히 보고 그때의 생각을 붙여 놓고 지나간다. 또 어느 날 머릿속 어딘가 있던 질문을 들어 먼지를 닦아 내고 다시 들여다본다. 바뀐 생각을 다시 한번 붙이고, 이번에는 탁자 위에 올려다 놓고 돌아서니 다른 질문이 있다. 생각지 못한 질문에 당황하고 잘 보이는 곳에 놔두며 할 일을 한다. 오랫동안 내 머릿속에 있던 질문은 어느새 내가 붙인 답들로 커져 있다. 그리고 새로운 질문들에는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아 오랜 기간 그대로이기도 하다. 는 내가 오랫동안 생각한 질문과 내가 앞으로 오랜 기간 동안 생각할 질문이 있다. 목차이자 질문은 다음과 같다. 무엇을 할 때 사람들이 당신에게 고마워했나요? 어떤 주제로 인해 자꾸 걱정과 갈등이 생기나.. 2022. 6. 22.
[Book Review] #76.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장명숙 지음, 김영사) 필름 인덱스 책을 읽을 때 필름 인덱스*를 붙이고 줄을 긋는다. 다음에 책을 읽을 때, 편히 읽어 보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짧은 글을 쓰기 위한 요긴한 영감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책은 고슴도치처럼 다닥다닥 인덱스가 붙어 있고, 어떤 책을 하나 두 개 정도로 깔끔하기도 하다. 많이 있다고 좋은 책은 아니고, 적다고 나쁜 책은 아니다. 다만, 그 순간 내가 겪고 있는 환경과 기분의 주파수가 맞게 되면, 많이 붙는 경향이 있다. 가끔 다시 읽을 때, 왜 붙였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기도 하니 말이다. 어찌 되었건, 이 책은 아래의 사진 처럼 고슴도치가 되어있었다. 는 밀라논나의 생각의 단상을 묶어놓았다. 책은 이탈리아로 간 결기, 아이가 보고싶어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이 생생히 전달된다. 그녀가 현재 이.. 2022. 6. 21.
[Book Review] #75. 공간이 만든 공간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차이 결과에는 이유가 있다. 대체로라는 단서가 붙긴 하지만. 우리의 수준으로 알 수 없는 '기적' 같은 일들이 있으니 단서를 붙였지만, 대부분의 일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기술의 발전이 같은 휴대폰, 같은 TV, 같은 냉장고, 같은 차를 쓰긴 하지만, 유럽과 아시아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빵을 먹는 유럽, 쌀밥을 먹는 아시아, 개인을 중시하는 유럽, 집단을 중시하는 아시아, 돌로 짓는 공간이 많은 유럽, 나무로 짓는 공간이 많은 아시아. 이 차이에도 이유가 있을 터였다. 은 질문에 답을 전한다. 알파벳을 쓰는 유럽, 한자를 쓰는 아시아, 체스를 두는 유럽, 바둑을 두는 아시아. 당대의 최고의 기술과 막대한 자금을 동원한 공간의 구성의 차이까지. 스포일러는 하자면, 그 차이의 기원은 '강수량'이다. 고.. 202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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