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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문고 북 큐레이션146

[Book Review] #100.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지음, 창비) 청소년 청소년 문학은 무엇일까? 청소년에만 국한된 아름다운 이야기 아니면 그들에게 올바른 길을 안내한다는 미명 아래 훈계로 가득한 이야기 일까? 결론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라는 동화의 업그레이드 버전일까? 이 또한 아니라면, 청소년에게는 사뭇 진지하지만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이야기일까? 는 그저 청소년만의 문학이라는 생각을 박살내 버린 책이다. 어린이들은 신체적 성장 중에 인지 능력도 함께 성장한다. 성장 초기에는 동화와 현실을 혼동한다. 아기 상어가 어디에 살고 있다고 믿으며, 뽀로로를 찾기도 한다. 성장이 완숙해지면 우리는 동화와 현실을 분리하고 어른이라는 티켓을 끊어 현실의 문으로 뚜벅뚜벅 걸어간다. 걸어 들어간 곳. 현실은 팍팍하다. 먹고사니즘 때문에 전쟁같은 긴장감을 견디.. 2022. 8. 1.
[Book Review] #99. 로마인 이야기 6: 팍스로마나 (시오노 나나미 지음·김석희 옮김, 한길사) 팍스 로마나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리더가 갑작스럽게 없어지면 그 조직은 혼란에 빠진다. 그 리더를 지탱하던 기둥인 이들이 서로 다투니 건물 전체가 흔들리는 격이다. 카이사르라는 희대의 영웅이 죽고 어리디 어린 양자 옥타비아누스가 후계로 정해지니 그 혼란은 불 보듯 뻔하게 벌어졌으리라. 노련한 정치가, 역전의 용사인 장군들이 득실대는 로마의 정치판에 뛰어든 옥타비아누스는 놀라운 일들은 해낸다. 균형을 맞추고, 권력을 조심스럽게 잡아가며 말이다. 그리고 그는 "신성하고 경배받아 마땅한 자, 아우구스투스"가 된다. 비대해진 로마에 걸맞은 체계를 만들고 내부도 외부도 안정시켜 로마를 중심으로 유럽에 평화를 가져온다. 그럼 의문이 생긴다. '어떻게?' 는 카이사르 사후 아우구스투스가 된 옥타비아누스의 정치를 보.. 2022. 7. 30.
[Book Review] #98.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인생도처유상수 (유홍준 지음, 창비) 기술자 나는 기술자다. 과학자는 순수학문을 꿋꿋이 해내는 이들에게 적합하고 공학을 전공한 나는 스스로를 "기술로 사람을 편하게 한다"고 생각해 기술자라는 단어가 친근하고 편하다. 그래서일까. 역사 속에 있는 기술자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조선시대에 이른바 사농공사(士農工商)라는 엄혹한 질서에도 귀한 기술자 이야기가 있다. 기술자인 나에게는 더 반갑다. 책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 하나 제일 가슴에 남은 이야기는 기술자 박자청이었다. 미천한 신분으로 건축 토목공사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그는 태조, 태종을 거쳐 세종에 이르기까지 활동했으며, 공조판서-현재 국토교통부 장관-에 까지 올랐다. 그가 지은 창덕궁, 성균관 문묘, 태조의 건원릉, 경회루, 청계천, 한양도성 이른바 조선의 시작을 연 인물이다. 그를 .. 2022. 7. 28.
[Book Review] #97. 로마인 이야기 5: 율리우스 카이사르 하 (시오노 나나미 지음·김석희 옮김, 한길사) 생생함 인물이 중심인 책을 읽다 보면 그 인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검색을 할 때가 있다. 어떤 이는 사진이 남아있기도 하고, 어떤 이는 생생한 초상화가 있다. 또 어떤 이는 조각이 남아 그들의 모습을 전한다. 그런 작품은 인물을 한층 친근하고 가깝게 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도 그러했다. 사건과 사건 간에 연도를 무심히 보다 놀랐다. 생생함과 친근함과는 거리가 먼 연도. 기원전 100년! 2,000년이 훌쩍 넘은 그 시간이 그가 활동한 시간이었다는 생경함. 심적 가까움을 단박에 멀어지게 했다. 는 율리우스 카이사르 권력의 정점의 시기와 로마 개혁 방향을 보여준다. 그가 그 시점에 그러한 일을 한건 마치 운명처럼 보인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죽음도 로마라는 거대한 조직에 입장에서는 필연일까 싶기도 하다... 2022. 7. 26.
[Book Review] #96.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5: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 (유홍준 지음, 창비) 금강산 고등학교 때 운 좋게 금강산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국사-지금은 한국사인-시간 이었던 것 같다. 통일부에서 출제한 문제를 풀어 당첨된 이에게 금강산 관광을 보내주는 이벤트였다. 각 반마다 대표로 한 두 명이 나와서 풀었던 기억이다. 그때 이과였지만 한국사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나섰던 모양이다. 문제를 풀어 제출한 기억이 희미할 때쯤 나와 옆반 친구가 교무실로 호출되었다. 서류 하나를 내 보이더니 선생님이 "좋겠다"라며, 금강산 관광을 가게 되었으니, 준비하라고 했다. 오래전 일이기도 하고, 당시에 일기도, 조각글도 없어 흐릿한 기억뿐이다. 다만 선명히 기억나는 건 두 가지 정도. 하나는 높은 곳에 있던 멋진 돌에 새겨진 흉측했던 붉은색 글과 좋은 식당에서 먹은 식사 정도였다. 아는 게 없어 기.. 2022. 7. 24.
[Book Review] #95. 로마인 이야기 4: 율리우스 카이사르 상 (시오노 나나미 지음·김석희 옮김, 한길사) 만남 역사를 찬찬히 살펴가다 보면 만나고 싶은 분들이 있다. 세종대왕, 이순신, 퇴계 이황, 정도전, 알렉산더, 처칠. 어떤 분과는 산책을 하며, 어떤 분과는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하고 싶어 진다. 사람마다 다른 질문들이 떠오른다. 어떤 분에게는 그 상황, 그 선택, 그 판단, 그 결단을 어떻게 하셨는지를 묻고 싶어 지고, 어떤 분에게는 자신을 어떻게 통제해 내셨는지를 묻고 싶어 지며, 어떤 이들에게는 무엇을 후회하시는지 묻고 싶다. 은 장장 1,000페이지를 단 한 사람으로 채워 놓았다. 바로 율리우스 카이사르. 로마의 시저. 이분도 만나고 싶은 분 중 한 분이다. 지금의 나는 정체되어 있는 듯하다. 내 또래 친구들은 앞으로 나아가가고, 자신의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 간다. 또 가장을 꾸려 단란한 모습으.. 2022. 7. 22.
[Book Review] #94.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 :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유홍준 지음, 창비) 다름 다름은 시간과 장소 모두에서 일어난다. 같은 시간대라 하더라도 장소에 따라 문화, 사회는 물론, 생각이 다르고, 같은 장소라 하더라도 시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시간과 장소의 직조는 다양한 무늬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다양성은 새로움이며 유연성이 된다. 책도 마찬가지다. 책에서는 최신이지만 내가 읽는 시점보다 뒤이고 책에서 다루는 장소가 현재 내가 있는 곳이 아니라면 그곳은 신선하기 이를 때 없는 무늬를 보여준다. 는 '북'을 몇 차례 답사한 저자가 쓴 첫 번째 이야기다. 시간의 축은 90년대 후반, 장소는 북. 현재의 내 삶과는 상당히 벌어진 이야기들이다. 고조선부터 일제 치하의 장구한 역사를 공유한 그곳은 말도, 문화도, 사회도 모두 현재 우리와는 다르다. 이 책은 신선한 다름이 있는 그곳으로.. 2022. 7. 20.
[Book Review] #93. 나의 오늘들이 반짝인다 (다섯지혜 지음, 독립출판) 향 감각이 예민한 편은 아닌데, 책을 넘기다 향이 났다. 기분 좋게 따뜻한 향. 고개를 갸웃거리며 범인(?)을 찾아 나셨다. 너냐?, 넌가? 하며 용의자를 하나씩 지우다 마지막에 남은 녀석은 바로 이 책이었다. 코를 가져다 범인임을 최종 확인하며 미소가 스르르 나왔다. 작가님이 전한 향이 내게 전달되는 4D의 경험을 했다. 향과 함꼐 건너온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미소를 지으며 읽어 내려간 책이다. 는 다섯지혜의 하루하루의 힘 뺀 일상 에세이다. 책의 전체는 편안하고 따뜻한 저자의 생각이 전해진다. 책 전반에 흐르는 친근감은 저자가 겪은 일들이, 그리고 일상이 현재 내가 겪어내고 있는 일상과 내가 바라는 일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힘 뺀 저자의 일상이 부럽다. 뭐든 극복해야 하고 .. 2022. 7. 18.
[Book Review] #92.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유홍준 지음, 창비) 생산자 서산 마애삼존불, 해미읍성 그리고 개심사를 가족과 함께 한번, 여자 친구와 함께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 가족과는 오랜만의 여행으로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곧 칙칙함으로 단숨에 바뀌었다. 바로 도로 사정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길바닥에서 시간 다 버린다"며 작지만 차 안에 모든 이가 들을 수 있게 읇조리시고, 어머니는 이런 아버지를 타박했다. 그렇게 30분간 칙칙함으로 차 안을 가득 채운채 가다 보니 꽉 막힌 도로는 어느 정도 뚫려 여행을 모시는(?) 나로선 한숨을 돌렸다. 첫 도착지는 서산의 마애존불. 힘든 짧은 산행을 마치고 도착한 그곳에는 가족끼리 흐르던 칙칙함을 단숨에 날려주는 미소가 있었다. 나는 잠깐 멍하니 바라보다 이리저리 보며, 저자의 이야기를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찾아보며 미소 짓고 감.. 202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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