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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문고 북 큐레이션146

[Book Review] #109. 글 쓰는 전업주부의 사생활: The essayist series 4 (조혜란 지음, 아미가) 마음 더운 여름에 어머니께서는 가벼운 몸살감기와 잠잠하던 귀까지 말썽을 부려 쉬고 계셨다. 오전에 처방받아온 강한 약과 병들이 어머니 몸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어서 그런지 조용히 누워계셨다. 또 못다 한 방학숙제를 하듯 벼락치기로 휴식을 하시는 것처럼 오후의 절반을 주무셨다. 혹시나 찾으실까 해 가까운 곳에서 조용히 책을 읽었다. 읽다가 어머니를 보니 왈칵 마음이 쏟아져 내렸다. 주부이자, 직장인이자, 며느리이자, 엄마이자, 아내로 살아내신 어머니의 마음을 보여주는 책 때문이었다. 은 주부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글이다. 그녀는 자신이 어머니가 돼서야 자신의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되었음을 적어낸다. 명절 때 못 간다는 마음과 지금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저자의 어머니. 오래전 저자의 어머니와 할머니.. 2022. 8. 19.
[Book Review] #108. 로마인 이야기 7: 악명높은 황제들 (시오노 나나미 지음·김석희 옮김, 한길사) 연민 로마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에 남는 인물들이 생긴다. 카리스마적인 카이사르, 정치의 귀재인 아우구스투스, 홀로 우뚝 선 산처럼 카르타고를 지켜낸 한니발처럼 말이다. 그중에는 연민의 마음이 생기는 이들도 있다. 바로 티베리우스와 클라디우스 황제다. 앞서 언급한 3명의 리더에 비해 유명세가 적은 이들이나, 읽다 보면 마음이 쓰인다. 티베리우스 황제는 아우구스투스라는 거대한 인물을 뒤이어 황제가 되었다. 그 삶은 '고독'으로 압축된다. 로마를 유지하겠다는 책임감과 사람을 싫어하는 사심이 사투를 벌이는 있는 일생이었다. 그는 통치 중 후반에는 급기야 '빌라 요비스'라는 곳을 건설하고 사람을 만나지 않고 로마를 빈틈없이 운영했다. 이런 운영은 책임감과 사심을 절충한 최선이었다 생각한 듯하다. 이런 운영은.. 2022. 8. 17.
[Book Review] #107. 이 순간의 삶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 The essayist series 3 (조은영 지음, 아미가) 솔직함 우린 솔직할까? 아마 때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제각기 다른 모양과 크기를 가진 솔직함을 사람에 따라 보여주기도 하고 감추기도 한다. 부모님에게, 친구에게, 아내에게, 자식에게 보여줄 조각과 숨길 조각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린 조각의 솔직함을 내보이긴 하지만, 솔직함의 전체를 내보이진 못한다. 듣는 이가 상처가 되길 걱정하기도 하고, 숨기고 싶은 약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조각의 솔직함만을 내보인다. 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조각의 크기는 작아지는데, 아마 관계가 많아지는 게 원인이 아닐까 한다. 는 솔직한 자신의 마음의 조각을 내보이는 책이다. 저자는 엄마, 딸, 아내, 며느리, 직장인으로의 아픔과 생각을 소리쳐 적어낸다. 용기있게 내보인 조각들은 타인을 이해하는 범.. 2022. 8. 15.
[Book Review] #106. 요즘생각 Ⅳ (꿈노니, 무감각, 우솜, 이기적, 재, 홍이주 지음, 치즈북스) 감각 우리의 기억이 감각으로 선명히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기억이 감각을 되살려 내기도 하고, 감각으로 기억이 선명해지기도 한다. 나에게도 감각으로 뚜렷이 기억된 것이 있다. 장작 향. 할머니는 두부를 예스러운 방식으로 만드셨다. 시골 마당에 솥을 걸어 놓고 장작을 넣는다. 두부가 눌어붙을까 끊임없이 저으며 만드셨다. 오직 손자를 위해서 말이다. 어린 나는 무슨 일을 하시나 하며 옆에서 이리저리 보았고, 그때 맡았던 향이 할머니와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장작 향과 할머니의 기억이 하나의 덩어리가 된 듯, 향이 나면 기억이, 기억을 꺼내면 향이 난다. 의 이번 주제는 하루, 미각, 청각, 후각, 시각이다. 감각 와 기억이 뒤섞인 이야기는 할머니의 생각을 장작 향과 함께 꺼내게 했다. 또, 작가들의 다양한 .. 2022. 8. 13.
[Book Review] #105.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유홍준 지음, 창비) 제주 제주는 오랜 기간 대한민국이 사랑했고, 사랑하고, 사랑할 섬이다. 좁은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기 때문일까. 아니면 남쪽 섬이 주는 이국적인 분위기 때문일까. 힐링과 여행을 위해 우린 그곳에 간다. 요즘은 한 달 살기라는 방법으로 제주를 누리지만, 우린 그곳을 스쳐가는 여행지로 여긴다. 그래서 맛집과 휴양지, 자연경관에 사람이 유독 북적인다. 제주의 삶이 있는 곳은 이름은 낯설고 이야기는 모르기 일쑤다. 그곳도 사람이 오랫동안 살아왔는대도 말이다. 은 제주 사람 이야기가 있다. 오랫동안 내 마음에 머무르고 있는 이야기는 '와흘 본향당 소지'이야기다. 장수한 나무가 주는 신비로움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곳에 답답한 마음에 소원을 빌었다. 소원이 이루어진 다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2022. 8. 11.
[Book Review] #104. 미치도록 떠나고 싶어서: The essayist series 2 (홍아미 지음, 아미가) 장단 사회에 흐르는 장단이 있다. 대학에 가고, 대기업에 취업하며,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는 일이 바로 그 장단 중 하나다. 그 장단에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게 정상처럼 보이고, 그 외의 장단에는 눈총을 주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어버린다. 그래서 모두들 자신의 장단은 접어두고 사회에 흐르는 장단에 맞춰 살려고 한다. 그러다 자신의 장단을 잃어버렸다는 자각에 현타가 오기도 한다. 그럼 내 진짜 장단은 무엇일까? 는 저자 자신만의 장단과 변화를 들려준다. 여행작가로의 장단이 코로나라는 변주로 부지런한 집순이가 되고, 세상을 향에 강하게 소리치던 장단이 잔잔하지만 강한 힘을 가진 장단으로 바뀌는 과정이 있다. 세상의 장단이 아니라 자신의 장단을 찾고 유연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에세이다. 그대의 장단은.. 2022. 8. 9.
[Book Review] #103. 지금이 가장 찬란한 나이야: The essayist series 1 (소소 지음, 아미가) 에세이 에세이는 왜 읽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교차하다, 이 책이 그 답의 조각을 알려줬다. 우린 자신만의 성을 쌓으며 산다. 누군가의 비난, 눈총, 억울한 일들이 성을 쌓기를 압박한다. 마음의 안정을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단단히 만들어 낸다. 높고 튼튼한 벽일수록 안전하다고 느끼니, 마음의 성, 마음의 벽은 점점 단단하고 높아진다. 마음은 안정화되나 마음의 확장을 기대할 수 없다. 시간에 따라 벽을 더 새우면 마음의 공간으 안으로 더 작아진다. 내가 지은 성을 나선다는 건 바람을 맞고, 강을 건너기도 해야하는 고난을 겪는 것이다. 그럼에도 성을 나선다면, 우리는 위험을 피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하며, 몇 번 그 위험을 온몸으로 겪고 나면 맷집이 생기기도 한다. 곧 내 성장으로 이어진다. 거기다 마음의 .. 2022. 8. 7.
[Book Review] #102. 솔직히 말해서, 우리 (다섯지혜 지음, 독립출판) 친구 친구 예닐곱 명이 매년 펜션에서 일 년에 한 번씩 모임을 가진다. 오랜만에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나는 잘살고 있다, 너는 어떠니? 의 안부를 묻는다. 때론 자신의 힘든 일을 가감 없이 전하기도 한다. 그럼 서로 그 일을 나눠 가지니 모임이 끝나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그래서 매년 모이는 듯싶다. 올해도 친구들과 만났다. 지난밤에 신나게 놀며, 이야기하고 난 후 아침을 맞이했다. 푸르른 산을 바라보는 테라스에 앉아 읽다가 만 책을 꺼내 읽는다. 친구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나만의 감상을 즐기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다. 무척 멋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책을 읽다 보면, 멀리 뻐꾸기 소리가 들리고 짹짹거리며 날카로운 새소리가 아침의 고요함을 채운다. 그때 읽은 책이 바로 였다. 본문에 "나는 당신에게.. 2022. 8. 5.
[Book Review] #101. 신인일기 (백수민 지음, 루시앤크리스) 성지순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 게시물에 사람들이 가 댓글을 단다. "성지순례 왔습니다". 그 일이 이뤄졌음에 감동하고, 그 일을 정확히 예측함에 놀라, 오며 가며 댓글을 다는 성지순례. 베니스, 칸, 베를린, 모스크바 영화제뿐 아니라 아카데미를 휩쓴 이의 신인 때 글이 있다면 많은 이들이 그 글을 성지 순례하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의 시작이 궁금하고 그 사람의 고민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글 속에 자신의 미래를 예측했다면 이보다 더 성지로 여기며 방문할 곳을 없을 것이다. 는 배우 백수민의 시작을 보여주는 글이다. 자필로 쓰인 글은 힘차기도 하고, 때로는 우울해 보이기도 한다. 그녀의 고민과 갈등이, 그녀의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분이 생생히 전달되는 손글씨. 우리 모두 학교에서 직장 에서의 신인 시절.. 2022.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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